Since 1992. 우리 여기 있어요

T/T's News 2012. 12. 1. 23:06
1992년 초여름 
“티비 속으로 들어갈래!?” 라고 호통 치는 아빠의 목소리를 등지고 
화면 속에서 노래하는 오빠. 형들에게 시선을 빼앗겼던 그때.. 
대여점에서 빌려온 가족영화 비디오만 보던 비디오플레이어에 
녹화버튼이 눌러지기 시작했던 때도 그 맘 때쯤.. 

152사서함에 귀 기울이며, 다이어리에 빽빽이 적어놓았던 방송 스케줄과 함께 
라디오와 티비에 붙어 앉아있는 시간이 점점 길어지고, 
방 한쪽 벽엔 잡지 부록으로 받은 브로마이드가 하나둘 늘어가면서 
연예인을 좋아하는 아들딸들이 걱정되기 시작한 엄마와 
두근거리는 감정을 처음 느껴봤던 딸 사이의 신경전도 시작 되었다. 

용돈을 모아 난생처음 사봤던 음악 테이프 
친구와 단 둘이 처음으로 버스타고 가봤던 콘서트 
설렘과 떨림 가득했던 첫 팬레터 

오빠, 형들로 인해 ‘처음’하는 경험들이 점점 많아졌고.... 

92년 갓 데뷔한 신인들은 자신들의 존재를 알리며 
한 방송사의 다큐멘터리에서 “우리 여기 있어요”라고 대중을 향해 화두를 던졌었다. 

늘어날 정도로 들었던 노래 테이프가 CD에서.. MP3로.. 
드륵드륵 돌아가던 비디오테이프가 DVD에서 블루레이로.. 
그렇게 아날로그가 최첨단 디지털로 변해버린 그 정도의 세월 안에서 

그의 모습을 봐온 수천 , 수만의 태지들은 고민 속에 질풍 같았던 사춘기를 지나 
10대를 지나 20대.. 그리고 30대를 지나고 치열한 경쟁과 현실을 지나서

한 집안의 아들, 딸에서
이제는 어엿한 사회인으로, 
한 아이의 엄마, 아빠로... 
그리고 함께하지 않았던 세월보다 이제 함께한 세월이 더 길어져 
20년의 세월이 흐르면서 이제 팬들이 그에게 던지는 말이 되었다. 

우리 ‘여전히’ 여기 있어요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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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Rhei